더 킬러스(2024) 넷플릭스 영화 다시보기 4편 실화 줄거리 리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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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킬러스 영화 2024는 킬러를 주제로 4편의 옴니버스. 변신·업자들·모두가 그를 기다린다·무성영화 줄거리 후기, 리뷰 다시보기 관람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잘 만들어진 옴니버스 영화를 보고 있자면 영화 티켓 한 장 값으로 4편을 보고 나온 느낌입니다.

더 킬러스(2024) 넷플릭스 영화 다시보기 4편 실화 줄거리 리뷰 후기

더 킬러스 개요 / 제작진

제목 / 형식: 〈더 킬러스〉(The Killers, 2024) / 옴니버스(4편)
연출: 김종관 · 노덕 · 장항준 · 이명세 (각 1편씩)
원천 아이디어: 헤밍웨이 단편 「살인자들」 세계관을 현대/한국적 감수성으로 재해석한 기획
주요 출연: 심은경(4편 공통으로 등장), 연우진, 홍사빈, 성유빈 등(통합 캐스팅)

더 킬러스 4편의 결 요약

  • 김종관 – 〈변신〉(뱀파이어)
  • 노덕 – 〈업자들〉(살인 청부)
  • 장항준 –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형사·추격)
  • 이명세 – 〈무성영화〉(무성영화 오마주/활극)

심은경이 네 작품을 ‘관통 캐릭터’ 혹은 ‘키 퍼슨’으로 변주하며 등장합니다.


더 킬러스 에피소드별 줄거리·후기·결말(스포 포함)

더 킬러스 이야기 1. 〈변신〉 기본 정보 — 감독: 김종관

톤/장르: 느와르에 판타지(뱀파이어)를 얹은 멜랑콜리 스릴러.
요약: 조폭들에게 둘러싸인 남성은 무릎을 꿇고 연신 잘못했다고 빌지만, 그들은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습니다. 결국 그의 등에 칼이 꽂히고, 그는 가까스로 그곳을 탈출해 거의 쓰러질 듯한 걸음으로 한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변신이 시작됩니다.
출연: 운철(연우진), 주은(심은경)

포인트:

  • 김종관 특유의 정서적 여백과 관찰형 카메라가 뱀파이어 소재를 과장하지 않고 일상 속 미세한 불협으로 처리.
  • 심은경의 변주: 피해/관찰/의심의 축을 오가며 관객의 판단을 흔듭니다.
    결말(스포): ‘괴물’을 밝혀 응징하는 대신, 관계의 균열을 남깁니다. 김종관식 엔딩답게 설명을 닫지 않고 여운을 택하는 타입.

〈변신〉 상세 줄거리 “그는 구원받은 자인가?”

어둑한 밤, 자동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내고 차문이 열립니다. 비틀거리며 나오는 남성 운철(연우진), 그의 등에는 칼이 꽂혀 있습니다.
그는 어디론가 비틀거리며 밤 골목을 걸어갑니다. 그리고 회상 신이 이어집니다

운철은 조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무릎을 꿇은 채 용서를 구하듯 비굴한 모습을 보입니다. 무엇인가 큰 잘못을 저지른 듯합니다.
아무리 잘못했다고 빌어도 조직은 그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도망과 추적이 시작되고, 결국 그의 등 뒤에 칼이 꽂힙니다.

골목길 한모퉁이에 작은 간판 하나가 깜박이며 눈에 들어옵니다. 운철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 가게로 향해 계단을 오르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맙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밤의 위스키 바. 무표정한 여성 바텐더 주은(심은경)이 그의 앞에 서 있습니다. 묘한 분위기… 등에 칼이 꽂혀 있는 남자를 보고도 바텐더는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거 좀 불편해 보이네요”라고 말하며 운철의 등 뒤로 가 칼을 뽑아 줍니다. 길게 피가 튀어 오릅니다.

여성 바텐더 주은은 시종일관 여유가 있으며, 그녀에게서 어떤 강력한 힘이 느껴집니다. 바텐더와 손님 사이에 오가는 짧은 대화, 유리잔과 네온 불빛, 창밖의 적막이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합니다.
그러는 사이 다른 남자와 여자 손님이 들어오고, 그들은 바텐더 주은의 희생양이 됩니다. 여자 손님은 주은이 건넨 강력한 술 한 잔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남자 손님의 목에는 칼이 꽂혀 피가 낭자합니다. 운철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뿐입니다.

주은은 그 피를 술잔에 따라 한 모금 마시며 입맛을 다시고, 다시 한 잔을 따라 운철에게 권합니다. 남자는 주저하다가 술잔에 담긴 피를 받아 마십니다. 그리고 변신을 하게 됩니다.

그때 그를 찾아낸 조폭들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고작 도망친다고 간 곳이 바로 코앞이네.”
비웃듯 그를 바라보는 조폭들. 하지만 표적이었던 남자는 이미 피를 마시고 변신한 상태. 그는 이제 비굴하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습니다.

마지막 남자와 조폭들의 혈투는, 글을 읽는 여러분이 직접 영상으로 확인하시라는 뜻에서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원작(헤밍웨이)의 정서인 ‘기다림과 체념’을 한국의 야간 풍경과 바의 무드로 응축한 단편입니다.


더 킬러스 이야기 2. 〈업자들〉 기본 정보 — 감독: 노덕

톤/장르: 블랙 코미디 색을 살짝 머금은 살인 청부 느와르.
요약: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업자’ 사슬 속에서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의 피로와 허무가 드러납니다. 한국에서 실제 있었던 범죄 사건을 블랙 코미디로 비틀어 연출한 단편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출연: 소민(심은경), 권수(홍사빈), 선영(지우), 상태(이반석)

포인트:

  • 조직 바깥의 하청 구조를 통해 “누가 킬러인가?”를 **‘구조의 문제’**로 확장.
  • 리듬감 있는 편집과 건조한 유머.
    결말(스포): 청부의 고리를 끊지 못한 채 **다음 ‘일’**로 미끄러지는 결. ‘킬러=개인’보다 ‘킬링=업무’라는 냉소가 오래 남습니다.

〈업자들〉 줄거리 — “하청의 하청, 그리고 엇나간 표적”

포스가 느껴지는 중후한 킬러와 미모의 귀부인이 마주 앉아 찻잔을 기울입니다. 무엇인가 은밀한 대화가 이어지는 자리, 귀부인은 묵직한 쇼핑백을 킬러 앞에 조심스럽게 밀어 건넵니다. 선수금은 3억, 잔금 3억은 일이 끝난 뒤, 무엇보다 고통스럽게 처리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날 자의 사진과 그가 타고 다니는 차의 컬러와 종류, 몇 시에 학교를 나오는지 등 상세한 이야기들이 오갑니다.

중후한 킬러는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습니다. 그의 하수인에게 자기가 맡은 일을 설명하고, 자신이 받은 금액에서 절반도 미치지 않는 작은 돈을 하수인에게 쥐여 줄 뿐입니다.

그 하수인 역시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긴 싫습니다. 잘 아는 동네 건달 한 놈에게 일을 설명해 주고, 자신이 받은 돈에서 약간의 파이를 떼 건달에게 쥐여 줍니다.

건달에게도 쫄따구는 있습니다. 결국 일을 맡게 되는 최하위 하수인은 권수(홍사빈), 선영(지우), 상태(이반석) 세 사람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권수는 살인을 하러 가면서도 꿈이 경찰입니다. 이 단편 영화가 얼마나 막 나가는 블랙 코미디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여러 사람의 입과 귀로 이야기가 전파되다 보면 진실은 흐려지고 와전되어 엉뚱함만 남게 됩니다. 떠나야 할 사람의 사진은 어느새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가 타고 다닌다던 차의 색상과 종류도 하청이 내려갈수록 뒤틀려 있었습니다.

세 사람은 수첩 위에 적고 지웁니다. 철저한 계획, 세상을 떠나야 할 나쁜 놈을 무참하게 처리하는 것. “우리가 하는 건 일이지, 자선이 아니야.” 누군가 말하지만 말끝에 힘이 없습니다. 이미 ‘일’의 의미는 하청 계약서처럼 흐릿해졌습니다.

실행 당일, 그들이 향한 곳은 타깃이 일하고 있는 학교의 주차타워입니다. 삭막한 콘크리트 기둥과 층층이 쌓인 메우지 못한 빈자리. 멀리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에코처럼 튑니다. 셋은 역할을 나누지만, 계획은 줄줄이 엉깁니다. 무전기는 배터리가 닳고, CCTV는 생각보다 많고, 무엇보다 셋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지 않습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드디어 타깃이 학교 주차장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들의 맹목적인 신념에는 의심이라곤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저 여자가 틀림없어. 생긴 것도 사람 꽤나 괴롭힐 나쁜 년처럼 생겼잖아.” 그들은 성급한 확신으로 소민(심은경)을 납치해 차에 밀어 넣습니다.

산속… 가벼운 비명. 냄새는 휘발유와 싸구려 방향제의 중간쯤. 뒷좌석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낮고 일정하게 흘러나옵니다. “돈을 드릴게요.” 보통은 ‘살려 달라, 신고하지 않겠다’ 같은 거래가 따라와야 하지만, 여자는 전혀 다른 거래를 제시합니다. “다른 사람을… 죽여 주세요.” 세 사람은 잠시 아무 말도 못 합니다. 운전대가 흔들리고, 와이퍼가 마른 유리를 긁습니다. 그제야 그들은 ‘표적’을 잘못 골랐음을 깨닫고, 이 여자가 생각보다 훨씬 ‘단단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아차립니다.

값은 다시 오릅니다. 하청의 맨 끝자락에 서 있던 인물들이 오너와 바로 계약을 하게 된 것입니다. “선금”이라는 단어가 오고 갑니다. 소민(심은경)은 타깃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합니다. “이 사람은… 죽어야 해요.” 그 말은 감정이 아니라 결론처럼 들립니다.

잘못 납치된 여자, 그녀가 내민 새 계약, 그 계약을 탐낸 이들. 살인 청부라는 추악한 이면 뒤에, 이 세계에서 ‘단가’가 어떻게 인간을 줄 세우는가를 보여줍니다. 단가가 내려갈수록 표정도, 이름도, 심지어 죄책감마저도 싸구려가 됩니다. 영화는 그 잔혹한 산술을 블랙 코미디의 리듬으로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며, 마지막 자막을 보면 웃픈 현실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젓게 됩니다.


더 킬러스 이야기 3.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 기본 정보 — 감독: 장항준

톤/장르: 형사물+서스펜스. 일부 보도에서 1979년 정황이 언급되며(시대극적 질감), 특급 살인마를 쫓는 **‘대기(待期) 서스펜스’**가 핵심입니다.
요약: 도시 한복판, ‘그’를 체포하기 위한 포위망이 조여 오지만,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조직의 균열과 인간의 민낯이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 더 킬러스 4편 중 가장 긴장감 있고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더 킬러스 4편 모두에 출연한 배우 심은경이 어느 부분에 출연하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출연: 유화(오연아), 현상(장현성), 순경(김민), 올백(박상면), 콧수염(이준혁), 석중(전석호), 노파(김수진), 염상구(영화에서 직접 확인), 잡지 모델(영화에서 직접 확인)

포인트:

  • 장항준 특유의 정보 배치·서프라이즈 타이밍.
  • 군중/조직을 이용해 ‘살인’보다 **‘인간 군상’**을 전면에.
    결말(스포): ‘그’의 부재가 만든 공포가 실제 검거보다 더 큰 파장을 남기는 결. 제목 그대로 **“모두의 기다림”**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는 역전.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 “통금의 밤, 수선화 문신의 그림자”

1979년 10월 26일 밤. 라디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통금 시간을 알리고, 골목마다 불빛이 하나둘 꺼집니다. 선술집, 손님 없는 홀을 지키는 여인 유화(오연아)가 정갈하지 못한 옷차림으로 눈을 감고 쉬고 있는 사이 선술집 문이 드르륵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섭니다.
며칠 전부터 이 선술집에 자주 찾아와 혼자 술을 마시는 사내, **현상(장현성)**이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것입니다.

유화는 현상을 반기며 오늘은 노파도 없으니 같이 한잔하자고 청합니다. 현상은 기꺼이 받아들이며 유화에게 술잔을 따라줍니다. 그리고 잠시 뒷간에 다녀오겠다 하며 밖으로 나와 잠복 중이던 동료 형사 **석중(전석호)**에게 향합니다.

차 안에 있는 석중은 현상이 오는지도 모르고 야한 잡지책의 여성을 음흉하게 바라보며 바지춤을 내리는 순간, 현상이 차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뭐 하는 거야? 살인마 염상구가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이 판국에… 이런 미친—”
얼굴을 붉히며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석중. (이 장면은 긴장감과 극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풋 하고 웃음이 새어 나오게 합니다.)

현상은 희대의 살인마 염상구를 쫓는 형사이고, 바로 이 선술집에 조만간 염상구가 나타난다는 첩보를 입수해 출퇴근하듯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오늘 밤 12시를 기점으로 염상구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확실한 첩보입니다.

통금의 밤은 깁니다. 라디오는 갑자기 음악 소리를 틀고, 술집 주인의 손은 유리잔을 닦다가 멈춥니다. 선술집 안으로 들어서는 두 명의 사내—올백(박상면)과 콧수염(이준혁). 험상궂은 인상과 눈매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보통 사람들이 아님을 한눈에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문이 또 열립니다. 뒤늦게 들어온 현상은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보고 자신의 자리에 앉습니다. 그들은 묻지도,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앉아 술잔만 기울입니다. 선술집은 침묵 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맺힙니다.

얼마 후 이들은 합석하고, 올백과 콧수염이 자신들의 정체를 밝힙니다. 그들은 살인마 염상구를 뒤쫓는 현상금 사냥꾼들이며, 오히려 형사인 현상을 염상구로 의심합니다.

증거는 부족하고, 소문은 넘칩니다. “그 자는 오른손잡이다.” “아니다, 양손을 다 쓴다더라.” “키는 작고 통통해.” “말이 없는 남자지.” 서로가 서로를 부정하고 덮습니다. 그리고 그 부정과 덮음 사이로 의심이 자랍니다. 술잔의 물결은 미세한 지진처럼 흔들리고, 라디오의 잡음은 누군가의 숨소리처럼 커집니다.

누구도 염상구를 본 사람이 없습니다. 그를 본 사람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것 하나—염상구의 어깨에는 수선화 문신이 있다는 것. “문신이면 간단하지.” 현상이 말하고는 외투를 벗습니다. 어깨를 드러내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때마침 자정을 알리는 시계종이 울리고, 선술집의 문이 열리며 또 다른 제복의 사내 한 명이 들어섭니다.

선술집 문에는 빗장이 걸리고, 그들은 둥그런 테이블에 모여듭니다. 목적은 하나—염상구. 전설처럼 떠도는 살인마. 단서는 하나—어깨의 수선화 문신입니다.

중요한 건, 이 방 안의 모든 사람이 상상 속 ‘염상구’를 각자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 반전은 그렇게 도착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기다릴 때, 사실은 우리 각자의 마음 안에 이미 그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극은 클라이맥스로 치닫습니다.


더 킬러스 이야기 4. 〈무성영화〉 기본 정보 — 감독: 이명세

톤/장르: 무성영화 문법 오마주 + 활극/멜로드라마적 동선 연출.
요약: 대사가 아닌 동작·프레이밍·악보 같은 음악 연동으로 ‘킬러’의 세계를 그려내며, 이미지의 힘을 재확인시킵니다. 더 킬러스 4편의 영화 중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출연: 선샤인(심은경), 종세(곽민규), 도석(이재균), 스마일(고창석), 보이스(김금순)

포인트:

  • 이명세의 상징인 유려한 동선과 프레임-안-프레임.
  • 현대 범죄극을 고전적 양식으로 번안.
    결말(스포): 누가 누구를 죽였는가보다, 무성의 리듬이 만든 감정의 파문을 잔향으로 남기며 마무리합니다.

〈무성영화〉 — “말이 사라진 곳, 움직임만이 남습니다”

화면은 흑백입니다. 소리 없는 도시가 숨을 쉽니다. 간판의 네온은 빛만 남고, 골목의 그림자는 더 검어졌습니다. ‘디아스포라 시티’—지하로 내려앉은 도시의 배속 같은 곳. 식당 하나가 프레임 중앙에 놓입니다. 간판의 글자는 읽히지 않지만, 문손잡이의 닳은 금속만으로도 이곳의 연식이 짐작됩니다. 문이 열리고, 셋이 들어옵니다. 주인, 주인의 동료, 그리고 또 한 사람. 그들은 말 대신 손짓으로 서로의 위치를 정합니다. 칼, 도마, 들숨, 날숨. 음악 같은 리듬.

손님이 들어옵니다. 첫 번째는 너무 조용하고, 두 번째는 과하게 친절하며, 세 번째는—어딘가 낯이 익습니다. **말이 없으니, 표정과 걸음걸이만이 ‘대사’**가 됩니다. 숟가락이 그릇에 닿는 소리, 장갑이 벗겨질 때의 마찰, 수건이 허리에 묶이는 결. 그 작은 소리들만이 이 세계의 구두점입니다. 주인은 손님들의 눈높이를 맞추듯 허리를 굽히고, 그 순간 카메라는 아주 살짝 올라가 식당 안 천장을 보여 줍니다. 배관, 전선, 나무 들보. 〈무성영화〉는 이렇게 ‘위’를 자꾸 보여 줍니다—불길함의 예고.

밤이 깊어지자 손님 둘은 서로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포크를 돌리고, 라이트를 깜박이고, 문을 반쯤 닫습니다. 그제야 우리는 이해합니다. 그들은 먹으러 온 손님이 아니라 ‘일’을 끝내러 온 킬러들입니다. 세 주인은 말없이 서로의 위치를 바꾸고, 조리대가 갑자기 벽처럼, 냉장고 문이 방패처럼 기능합니다. 한 명이 뒤로 빠지면 다른 한 명이 앞을 막습니다. 칼이 공중에서 잠깐 반짝일 때도 화면은 흔들리지 않습니다—움직임이 곧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총성은 없습니다. 대신 접시가 깨지고, 의자가 쓰러지고, 문종이 마지막으로 울립니다. 흑과 백의 대비는 더 거칠어지고, 그림자가 인물을 삼킵니다. 이 싸움에서 누가 먼저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말이 없을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가장 확실한 ‘기호’—움직임—을 쫓습니다. 그래서 〈무성영화〉의 결말은 대사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셋은 식당 한가운데 선 채 서로의 호흡을 맞춥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프레임 안에서, 그들의 그림자가 셋인지 넷인지 잠시 헷갈립니다. 혹은 그들의 뒤에 또 다른 누군가가 서 있는 건지.

마지막 컷은 문밖 골목입니다. 바람이 지나가고, 종이 조각 하나가 화면을 가로지릅니다. 곧이어 화면은 서서히 백색으로 날아갑니다. 관객에게 남는 건 질문뿐—이 도시는 왜 말을 잃었는가, 누가 먼저 칼을 들었는가, 그리고 셋은 ‘주인’이었나 ‘사냥꾼’이었나. 〈무성영화〉는 정답을 주지 않습니다. 정적 속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자막을 마음속으로 써 넣을 뿐입니다.


더 킬러스 영화 통합 관람 포인트 (7)

  1. 심은경의 4연속 변주: 동일 배우가 네 세계를 관통하며 시점·역할의 변신을 보여 줍니다.
  2. 장르 레인지: 뱀파이어 판타지 → 살인 청부 느와르 → 형사 서스펜스 → 무성 오마주까지 ‘킬러’ 키워드의 다면 확장.
  3. 연출 시그니처: 김종관의 여백, 노덕의 구조 풍자, 장항준의 서스펜스 설계, 이명세의 이미지 구도.
  4. 헤밍웨이 모티프의 한국적 번안: ‘폭력의 일상성’, ‘기다림의 공포’ 같은 모티프를 현지화.
  5. 음향·편집: 대사 과잉을 경계하고, ‘기다림/침묵’으로 압력을 축적.
  6. 옴니버스의 미덕: 에피소드 간 톤 차이 덕에 피로감은 줄고, 비교 감상의 재미는 커집니다.
  7. 배우 활용: 한 배우의 다중 변주가 전체 세계관을 느슨하게 접속.

더 킬러스 영화 후기 총평

〈더 킬러스〉는 ‘킬러’라는 공통 모티프를 네 개의 스타일로 해체·재조립한 옴니버스입니다. 똑같이 ‘죽임’을 다루지만, 누군가는 **정조(情調)**로, 누군가는 **구조(構造)**로, 또 다른 이는 **기다림(待機)**과 **이미지(映像)**의 리듬으로 풀어냅니다. 그 결과 관객은 “누가 죽였나”보다 **“왜 그런 세계가 반복되나”**를 묻게 됩니다. 심은경의 네 얼굴이 이 질문을 관통하는 ‘연결 조직’ 역할을 하며, 하나의 원작 모티프를 가장 다층적으로 현지 번안한 사례로 남습니다.

영화 더 킬러스 다시보기

2025년 11월 현재 더 킬러스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으며, OTT 편성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수시로 본인이 가입한 채널을 확인 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시네마 아카이브 랩 OTT 페이지 링크

더 킬러스 영화 출처

  • 한국어 위키피디아 더 킬러스 작품 개요·크레딧(감독/캐스트) 확인. 위키백과
  • 국내 언론 종합 기사: 더 킬러스 옴니버스 구조·파트별 장르·심은경 전편 등장·확장판 2편(윤유경·조성환) 언급.
  • MBC·연예매체 기사: 더 킬러스〈변신〉·〈업자들〉 실명 언급, 시대 배경(‘1979’) 뉘앙스 및 형사물 콘셉트 소개.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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