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리뷰(2016)을 대립의 철학과 메타 인간 시대의 공포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며 두 히어로의 불안과 책임, 인간의 두려움을 분석한다.
배트맨 대 슈퍼맨(2016) 연출 및 출연진
감독
- 잭 스나이더 (Zack Snyder)
- 대표작: 300, 맨 오브 스틸, 저스티스 리그
- 특징: 묵직한 톤, 신화적 이미지, 슬로모션 연출
주요 출연진 및 배역
- 벤 애플렉 (Ben Affleck)
- 배역: 브루스 웨인 / 배트맨
- 냉소적이고 노련한 다크 나이트
- 헨리 카빌 (Henry Cavill)
- 배역: 클락 켄트 / 슈퍼맨
- 인류의 희망이자 두려움의 대상
- 갤 가돗 (Gal Gadot)
- 배역: 다이애나 프린스 / 원더우먼
- 신화 속 전사, 저스티스 리그의 핵심 인물
- 제시 아이젠버그 (Jesse Eisenberg)
- 배역: 렉스 루터
- 천재적인 지능을 지닌 광기 어린 빌런
주요 조연 및 핵심 인물
- 에이미 아담스 (Amy Adams)
- 배역: 로이스 레인
- 진실을 추적하는 저널리스트
- 제레미 아이언스 (Jeremy Irons)
- 배역: 알프레드 페니워스
- 배트맨의 냉철한 조력자
- 다이앤 레인 (Diane Lane)
- 배역: 마사 켄트
- 슈퍼맨의 양어머니
- 로렌스 피시번 (Laurence Fishburne)
- 배역: 페리 화이트
- 데일리 플래닛 편집장
- 홀리 헌터 (Holly Hunter)
- 배역: 준 핀치 상원의원
- 두그레이 스콧 (Scoot McNairy)
- 배역: 월러스 키프
배트맨 대 슈퍼맨 작품 정보 요약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신과 인간, 정의와 공포의 충돌을 통해 DC 확장 유니버스의 서막을 여는 작품이다.
1.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그는 구원자일까, 재앙일까?” – 영화가 던지는 첫 질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은 히어로 vs 히어로의 멋진 빅매치 영화로 소개되지만,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른 얼굴이 보입니다. 이 영화는 사실 “신에 가까운 존재가 등장한 시대에, 인간은 어떤 공포를 느끼는가”에 대한 거대한 토론장에 가깝습니다.
전작 맨 오브 스틸에서 메트로폴리스는 문자 그대로 박살났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외계인 둘이 싸우는 바람에, 빌딩은 무너지고, 먼지는 도시를 뒤덮고, 사람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재난 한가운데에 던져졌습니다. 히어로 영화의 클라이맥스였던 그 장면은, 배트맨에게 “9·11급 트라우마”로 각인됩니다.
이 영화의 출발점은 굉장히 불편합니다. 슈퍼맨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도시를 구하기도 하고, 동시에 도시를 초토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간들은 묻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선택하지도 않은 신이 하늘에 떠 있는데, 그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이게 과연 안전한가요?”
배트맨 대 슈퍼맨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히어로 대전이 아니라, “신과 인간, 공포와 통제, 메타 인간 시대를 바라보는 두 시선의 충돌”에 훨씬 가깝습니다.
2. 배트맨 대 슈퍼맨 인트로부터 다시 겹쳐 쓰는 트라우마 – 땅 위의 배트맨 vs 하늘의 슈퍼맨
영화 초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두 개의 장면을 다시 보게 됩니다.
- 어린 브루스 웨인이 골목에서 부모를 잃는 순간,
- 맨 오브 스틸 마지막 전투를 지상에서 바라보는 브루스의 시선.
첫 번째 장면은 배트맨의 “기본값”입니다. 부모의 죽음, 총성, 진주알이 흩어지는 슬로모션. 두 번째 장면은 이 영화만의 새 상처입니다. 브루스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파괴를 맨몸으로 겪는 인간으로 서 있습니다.
그는 차를 몰고 먼지 속으로 돌진하고, 쓰러지는 빌딩 속에서 직원들을 찾고, 무너진 돌더미 사이에서 아이를 껴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에서 싸우는 두 실루엣을 바라봅니다. “신이 싸우고, 인간이 죽는다.”라는 인식이 박힙니다.
배트맨에게 슈퍼맨은 그 순간부터 “도시를 구한 영웅”이 아니라, “언제든 도시를 지워버릴 수 있는 폭탄”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인트로 자체가 이미 영화의 논쟁을 선포합니다.
“그가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든 없든, 그 정도 힘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3. 배트맨 대 슈퍼맨 ‘메타 인간’ 시대 –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집단적 불안
영화는 슈퍼맨을 “개인의 캐릭터”라기보다 “현상”에 가깝게 다룹니다. 뉴스, 토론 프로그램, 시위, 벽화, 종교 의례, 정치 청문회까지, 사람들은 제각각 이런 말을 합니다.
- “그는 희망이다.”
- “그는 미국의 무기다.”
- “그는 외계의 침략자일 뿐이다.”
- “그를 신으로 믿어야 한다.”
- “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메타 인간(metahuman)”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능력 분류가 아닙니다. 그 말에는 이런 감정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습니다.
- 우리가 알지 못하는 능력에 대한 공포,
- 국가와 군대로도 통제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불안,
- “우리 대신 싸워줘서 좋긴 한데, 언젠가 우리를 향하면 어떡하지?”라는 의심.
영화가 그리는 고담과 메트로폴리스의 공기는 “경외심 + 질투 + 의심 + 기대 + 공포”가 뒤엉킨 상태로 보입니다. 우리는 이런 분위기를 이미 현실에서도 여러 번 경험해 왔습니다.
- 너무 강력한 기술,
- 너무 큰 기업,
- 너무 유명한 개인,
- 그리고 국가를 넘는 힘을 가진 집단.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가 등장하면, 사람들은 동시에 기대하고 두려워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그 감정을 “메타 인간 시대”라는 말로 응축해 보여줍니다.
4. 배트맨의 시선 – “만약 1%라도 위협일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
브루스 웨인은 수십 년 동안 고담에서 범죄자들을 상대해 온 인물입니다. 그의 세계는 철저히 “인간의 악”을 상대하는 구조였습니다.
- 범죄자는 총, 칼, 돈, 조직을 갖고 움직입니다.
- 배트맨은 두려움, 기술, 몸으로 맞섭니다.
- 둘은 같은 도시, 같은 물리 법칙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외계인이 하늘에 떠 있습니다. 이 존재는 법, 감옥, 군대, 핵무기도 제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브루스는 이 상황을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만약 그가 언젠가 마음을 바꾼다면? 우리는 그때도 여전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텐데?”
그래서 나온 유명한 논리가 있습니다. 요약하면 이런 생각입니다.
“그가 우리 편일 가능성이 99%라고 해도, 1%라도 위협일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는 그 1%를 절대적인 확실성처럼 계산해야 한다.”
이 문장은 배트맨의 세계관을 압축해 보여 줍니다. 저확률 재앙을 가정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사고방식입니다. 현실의 안보·테러·감염병·기후 위기 논의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화법이기도 합니다.
배트맨에게 슈퍼맨은 “현재의 행동이 착해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존재 자체가 잠재적 재앙인 존재”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 싸움을 “이길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차피 언젠가 맞닥뜨릴 위험을 지금 줄일 수 있느냐”의 문제로 바라봅니다.
5. 슈퍼맨의 시선 – “나는 누군가의 도구도, 신도 아니다”
반대로 클라크 켄트/슈퍼맨의 시선에서 문제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그는 그저 누군가를 돕고 싶어서 움직였을 뿐인데, 세상은 그를 계속해서 도구 혹은 위협으로 규정합니다.
정치인은 그에게 책임을 묻고, 군대는 그를 전략 자산으로 바라보며, 언론은 그의 행동을 도덕 재판의 소재로 활용합니다. 그는 이런 질문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 “개인의 선의로 움직이는 존재가, 전 세계적 사건에 개입하는 것이 정당한가?”
- “누구의 허가를 받고 움직여야 하며, 그 허가는 누가 줄 수 있는가?”
슈퍼맨은 사실 아주 단순한 마음으로 행동합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구합니다. 하지만 세계는 너무 복잡합니다. 한 나라를 구하는 행동이 다른 나라에겐 내정 간섭이 되고, 어떤 집단에겐 영웅이라 불리지만, 다른 집단에겐 “신의 폭력”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슈퍼맨의 고민은 이런 쪽으로 흘러갑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죽고, 내가 움직이면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비난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이 갈등은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이라기보다, “과도한 영향력 때문에 숨 막히는 개인”의 고민에 더 가깝습니다. 그의 힘은 신적이지만, 그의 혼란은 매우 인간적입니다.
6. 배트맨 대 슈퍼맨 렉스 루터 – 인간의 열등감이 만들어낸 ‘메타 인간 증오’
이 대립 구도 한가운데에 렉스 루터가 등장합니다. 영화 속 렉스는 단순한 “돈 많은 악당”이 아닙니다. 그는 지성, 부, 권력, 정보를 모두 가진 인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떠 있는 슈퍼맨을 보면 극도의 열등감과 분노를 느낍니다.
렉스의 철학은 단순합니다.
- 신은 선할 수 없습니다.
- 선한 존재라면 전능할 수 없습니다.
- 그런데 슈퍼맨은 전능에 가깝습니다.
- 따라서 그는 선하지 않을 것이고, 언젠가 우리를 지배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렉스는 두 가지를 동시에 추진합니다.
- 슈퍼맨을 도덕적으로 무너뜨리기 – 사람들 앞에서 그를 위선자로 보이게 만들기.
- 배트맨의 트라우마와 불안을 자극해, 둘이 서로 싸우게 만들기.
렉스는 메타 인간에 대한 공포를 개인적인 열등감과 섞어, “신은 믿을 수 없다”는 논리로 증오를 포장합니다. 그의 계획이 위험한 이유는, 이 논리가 단순히 악당의 망상이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꽤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비슷한 감정을 자주 봅니다.
- 너무 뛰어난 사람이나 집단을 향한, 경외와 질투의 혼합.
- 자신보다 우월해 보이는 존재를 끌어내리려는 심리.
- “저건 분명 뒤가 구릴 거야”라고 단정 지으며 위안을 얻는 마음.
렉스 루터는 이런 감정을 집결시켜, 슛 한 방 쏘지 않고도 히어로 둘을 서로 겨누게 만드는 인간의 악의 연출자로 기능합니다.
7. 배트맨 대 슈퍼맨 ‘메타 인간 시대의 공포’를 꺼내 보여주는 장면들
영화 곳곳에는 메타 인간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작은 장면들이 촘촘하게 배치됩니다.
7-1. 구조된 사람들의 복합 감정
슈퍼맨이 재난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장면들을 보면, 인물들의 표정이 단순히 기쁨과 감동으로만 채워져 있지 않습니다.
- 울면서 매달리는 사람,
-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는 사람,
- 두려움과 경외가 섞인 표정으로 뒤로 물러서는 사람.
우리는 이런 시선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엄청난 권력자, 스타, 기술, 시스템을 마주했을 때, 그것이 나를 돕고 있는 순간조차 어딘가 “이건 나와 같은 세계가 아니다”라는 거리감이 느껴질 때의 표정입니다.
7-2. 의회 청문회 –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존재에게 책임을 묻는 자리
슈퍼맨이 의회로 호출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정치인들은 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행동이 우리 국가, 우리 세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오는지 우리는 알고 싶습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질문뿐입니다. 법과 제도는 전능에 가까운 존재를 담아내기에는 너무 작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힘 앞에서는 얼마나 무력해지는가”를 보여줍니다.
7-3. 폭발과 죄책감 – “나는 구하려고 왔는데, 왜 이곳이 이렇게 됐지?”
청문회 장면은 폭발로 끝납니다. 슈퍼맨은 그 현장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그의 얼굴에 떠 있는 것은 분노라기보다 깊은 죄책감과 허탈감에 가깝습니다.
“나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여기 왔는데, 내가 등장하는 순간마다 누군가는 나를 노리고, 결국 다른 사람들이 죽는다.”
이 감정은 메타 인간 시대의 또 다른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힘을 가진 존재가 어떤 행동을 할수록, 그 행동은 더 큰 반작용과 정치적 파급을 낳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점점 움직이기가 두려워지는 존재가 되어 갑니다.
8. 배트맨 vs 슈퍼맨 – 두 공포가 충돌하는 밤
드디어 타이틀 매치, 배트맨과 슈퍼맨이 직접 맞붙는 장면이 찾아옵니다. 표면적으로는 “누가 이기나 보자” 식의 액션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두 가지 공포가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 배트맨의 공포: “언젠가 저 힘이 우리를 향할지도 모른다.”
- 슈퍼맨의 공포: “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을지도 모른다.”
배트맨은 철저하게 준비된 인간입니다. 크립토나이트 무기, 함정, 장갑 슈트, 심리전. 그가 상대하는 것은 사실 “클라크”라는 개인이라기보다, 자신 머릿속에서 이미 재앙으로 완성된 ‘가능성으로서의 슈퍼맨’에 가깝습니다.
반면 슈퍼맨은 처음부터 싸움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는 배트맨에게 “도와달라”고 말하려다가, 상황이 꼬이고, 함정에 빠지고, 결국 싸움을 피할 수 없는 국면으로 밀려납니다.
이 전투는 사실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공포가 공포를 자극하며 서로를 괴물로 보게 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둘 다 어느 정도 틀렸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싸움이 더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9. ‘마사’ 장면 – 너무 많이 욕먹은, 그러나 의미는 분명한 순간
팬들 사이에서 끝도 없이 회자되는 그 장면이 있습니다. 배트맨이 창을 들고 슈퍼맨을 거의 죽이려는 순간, 슈퍼맨이 이렇게 외칩니다. “마사를… 구해…”
그러자 배트맨은 멈춥니다. 왜냐하면 그 이름은 자기 어머니의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장면은 다소 과장되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엄마 이름 같다고 갑자기 마음이 풀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을 감정의 층위로 보면, 조금 다른 결이 보입니다.
그 순간, 브루스는 처음으로 슈퍼맨을 ‘신’이 아니라 ‘어머니를 가진 아들’로 바라보게 됩니다. 마치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의 엄마가, 누군가의 아들이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입니다. 그제서야 그는 깨닫습니다.
“내가 지금 죽이려는 상대는 언젠가 도시를 파괴한 외계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처럼 부모를 잃을 수 있는, 평범하게 사랑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마사”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배트맨의 눈앞에 “인간성의 끈”을 다시 던져주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이 장면 이후, 그는 처음으로 슈퍼맨을 통제해야 할 위험이 아니라, 함께 싸울 수 있는 동료로 보기 시작합니다.
10. 둠즈데이 – 공포의 끝에서 결국 드러나는 연대
렉스 루터는 마지막에 둠즈데이를 만들어냅니다. 이 괴물은 슈퍼맨과 조드의 유전자, 외계 기술, 그리고 렉스의 집착이 뒤섞인 결과물입니다. 둠즈데이는 말 그대로 “통제할 수 없는 파괴의 상징”입니다.
이 전투는 메타 인간 공포의 정점처럼 보입니다. 총으로도, 탱크로도, 미사일로도 제어할 수 없는 존재. 이제 인간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 이 모든 걸 불러온 슈퍼맨을 계속 의심할 것인가,
- 아니면 지금 눈앞의 공포를 함께 막을 것인가.
배트맨, 원더우먼, 슈퍼맨이 함께 싸우는 장면은 단순한 팀업이 아니라, “메타 인간 시대를 받아들이는 첫 순간”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싸우고, 다른 상처를 안고 있지만, 공통의 적을 향해 처음으로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그리고 슈퍼맨은 둠즈데이를 막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합니다. 메트로폴리스를 박살냈던 외계인이, 이제는 도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 장면입니다. 도시의 기억 속에서 그는 더 이상 “재앙”만으로 남을 수 없게 됩니다.
11. 장례식과 흙덩이 – 공포 이후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의 마지막에는 클라크 켄트의 장례식과, 슈퍼맨의 상징을 기리는 국가적 의식이 동시에 펼쳐집니다.
한쪽에서는 조용한 시골 장례식이, 다른 한쪽에서는 국기와 군악대가 등장하는 장면이 교차됩니다. “평범한 아들” 클라크와 “전 세계의 상징” 슈퍼맨이 한 사람 안에서 공존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구성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관 속의 흙이 살짝 떠오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완전한 죽음이 아닌, “이야기의 다음 장”을 예고하는 작은 흔들림입니다. 공포와 대립, 희생의 뒤에 아직 끝나지 않은 메타 인간 시대의 이야기가 남아 있음을 암시하는 컷입니다.
12. ‘대립의 철학’ – 두 사람이 싸웠던 진짜 이유
배트맨 대 슈퍼맨(2016) 대립의 철학, ‘메타 인간’ 시대의 공포라는 제목으로 이 영화를 다시 떠올려 보면, 둘이 싸운 이유는 단순히 오해나 조작 때문만은 아닙니다.
- 배트맨은 “통제 불가능한 힘은 결국 재앙이 된다”는 공포를 품고 있었고,
- 슈퍼맨은 “내 힘이 누군가를 계속 다치게 할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렉스 루터는 이 두 감정을 교묘하게 부추겨 둘이 서로를 공포의 화신으로 보게 만듭니다. 즉, 이 영화의 진짜 악당은 힘 그 자체가 아니라, “공포를 이용해 갈등을 키우는 인간의 악의”에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싸움과 파괴 끝에 남는 결론이 “그래서 메타 인간은 나쁘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영화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힘은 분명 두려운 존재다. 하지만 그 힘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우리는 공포를 직시한 뒤, 그 힘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기준과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13. 메타 인간 시대의 공포, 그리고 우리의 현실
영화를 덮고 나면,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우리 시대의 ‘메타 인간’은 무엇일까?”
- 국가보다 강한 거대 기업,
- 한 번의 업데이트로 모든 걸 바꿔버리는 기술,
-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과 정보,
- 누군가는 신처럼 떠받들고, 누군가는 파괴의 씨앗이라 부르는 영향력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볼 때마다 영화 속 인물들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 “편리해서 좋긴 한데, 너무 강해지는 거 아냐?”
- “이게 틀어지면 한 번에 무너지는 거 아닌가?”
- “누군가 이걸 통제할 수 있나?”
배트맨 대 슈퍼맨은 이 감정을 히어로의 얼굴을 빌려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조용히, 불편한 질문을 남깁니다.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존재를 마주할 때 늘 공포와 증오를 먼저 꺼낼 것인가, 아니면 그 힘을 어떻게 함께 다룰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 볼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도 따라옵니다. “어떤 공포는, 누가 우리를 조종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을 붙인 것일지도 모른다.” 렉스 루터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14. 배트맨 대 슈퍼맨 결론 – 히어로 vs 히어로 영화가 아니라, ‘두려움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
표면적으로 배트맨 대 슈퍼맨(2016)은 “밤의 기사 vs 강철의 사나이”라는 멋진 대결 포스터로 관객을 부릅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짜로 보여주는 것은, 히어로들의 근육 자랑이 아니라 불안과 책임, 그리고 공포의 철학입니다.
- 브루스 웨인은 “힘을 가진 존재를 통제하지 못하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고,
- 클라크 켄트는 “힘을 가진 존재로서 끊임없이 책임을 요구받는 부담” 아래에 서 있었으며,
- 렉스 루터는 “인간이 신을 질투하고 미워하게 만드는 심리”를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우리도 서 있습니다. 어떤 거대한 힘을 마주할 때, 우리는 배트맨처럼 먼저 대비하고 의심하는 사람인지, 슈퍼맨처럼 어떻게든 선의를 믿고 움직이려 하는 사람인지, 혹은 렉스처럼 뒤에서 갈등을 즐기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이런 감정을 남깁니다.
“이건 히어로 영화인 동시에, 우리 시대가 ‘힘’과 ‘공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거울이다.”
그리고 그 거울 속에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됩니다.
“메타 인간 시대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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